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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조용한 이야기 (10)
“sun at nine : 조용히 빛나는 나의 하루”

하루가 참 빠르다.정신 차려보면 벌써 저녁이고, 한 주가 훌쩍 지나가 버린다.시간은 이렇게 빨리 흐르지만, 그 속에서 오래 남아 있는 인연이 있다는 건 다행이다. 어제는 정말 오랜만에 친구 부부를 만났다.초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낸 친구라 인생의 절반 이상을 함께한 셈이다.서로 사는 곳도 바뀌고, 바쁘게 지내느라 한동안은 만나지 못했지만, 막상 얼굴을 마주해도 공백 같은 건 전혀 느껴지지 않는 그런 친구.. 어쩌면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인연이지만, 그중에서도 단연 소중한 인연이다. 살다 보면 많은 관계가 생겼다가도 사라진다.부침 속에서 자연스럽게 정리된 인연들이 있었고, 지금은 정말 소수만 남았다.더는 인연을 억지로 늘릴 생각도 없다.지금 이 시점이 내겐 가장 좋다. 예전에는 집에 있는 시간이 답답하게..

혼자서 여행하는 게 편하다고 생각했었다.모든 선택이 온전히 내 몫이고,어떤 실수도, 우연도, 나만 감당하면 되는 거니까.그게 익숙했고, 때론 그게 더 자유롭다고 느껴졌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친구 셋이 함께 떠나는 여름의 베트남.그중 한 명은 신혼여행 이후 처음 떠나는, 오랜만의 개인 여행이다.그래서 이번엔 내 여행이라기보다, 함께 가는 친구들을 위한 여행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였다.서로의 체력도, 취향도, 리듬도 조금씩 다르기에 이번엔 편함보단 '함께'를 먼저 생각하게 됐다. 맞춤투어라는 형태도 그런 선택의 일환이었다.누구의 여행도 너무 고되지 않도록, 적당한 그늘과, 적당한 걷기,그리고 우리가 원하는 만큼의 여유가 허락되는 구조.더운 날씨, 낯선 거리, 익숙지 않은 언어. 혼자였으면 그냥 지나쳤을 풍..

금요일은 이상하게 마음 한켠이 들뜬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럴지도 모르겠다. 이번 주를 무사히 버텨냈다는 안도감, 그리고 주말이라는 쉼표가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 약속이 있든, 혼자만의 시간이든, 주말이 주는 감정은 늘 조금 특별하다.그래서 원래라면, 오늘 같은 날은 컨디션도 좋고 기분도 가볍게 떠올라야 할 텐데. 이번 주 내내 이어진 비 때문인지 몸도 마음도 조금 무거워졌다. 지금도 창밖엔 조용히 비가 내린다. 이미 피해가 커졌다는 뉴스도 보았고, 자연은 언제나 아름답고, 동시에 두렵다. 이런 날이면 그 감정이 더 선명하게 다가온다.생각이 여기저기 흘렀지만, 어쨌든 이번 주를 잘 버텨냈다. 그 사실 하나로, 오늘이 조금 더 의미 있어진다.그런 금요일이다.주말엔 몇 개의 약속이 있고, 월요일엔 연차를 내..

나는 기본적으로 비 오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눅눅하고 습한 공기에 컨디션이 좀 안 좋아진 날과 맞물리면알러지가 올라오기도 해서. 하지만, 가끔 진짜 막 쏟아질 땐 시원하게 느껴질 때도 있긴 하다.소리 때문인지, 분위기 때문인진 몰라도.머든 적당해야 좋은데..어릴 땐 비 오면 친구들이랑 우산도 안 쓰고 뛰어다니던 기억이 있긴 하다.어쩌면 누구나 있을 법한 기억이자, 추억.머 지금도 사실 우산은 잘 쓰진 않는다.그냥 성인이 된 후엔 일찍 차를 몰고 다녔어서,더욱 쓸 일이 없기도 했고.비에 대한 특별한 감정은 없다고 생각하지만,단 하나. 정말 좋아하는 게 하나 있었다.그건 꼭 비가 와야 완성이 되는—요즘은 고소공포증이 생겨서 운전이 가끔 힘들어질 때가 있어서가급적 운전을 자제하고 있는데,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

그날 하늘은조금 무서웠다.비가 올 듯 말 듯,먹구름이 소용돌이치고 있었지만기이하게도구름은 움직이지 않았다.하늘이 멈춘 것 같은 기분.잠깐, 현실이 끊긴 느낌이 들었다. 그날 우리는 여행 얘기를 하고 있었고,분위기는 꽤 웃음이 많았다.그런데 친구가 아무 말 없이 핸드폰을 꺼내더니딱 한 장을 찍었다.그리고 그게지금 내가 보고 있는 이 사진이다. 나는 그 순간이그저 이상한 하늘,기묘한 날씨,잠깐 지나가는 풍경이라고만 생각했는데,친구는거기서 뭔가를 본 거다.그리고 그걸 꺼내 보여줬다. 알고 보니얘, 사진에 소질 있더라.진짜로. 그런데 사진에서 더 놀라운 건빨간 지붕이었다.구름은 이렇게 차갑고 무서운데,그 집은혼자 또렷하고 선명했다.심지어 이상하게도,위험해 보이지 않고, 따뜻하게 느껴졌다. 아마도그날 우리가 나눴..

주말 아침에도 나는 거의 출근 시간처럼 눈을 뜬다. 아침잠이 줄어든 건 나이 탓일까, 아니면 오래된 사회생활로 몸이 어느새 그 시간에 익숙해진 걸까. 쉬는 날에도 늘 그렇듯, 세안을 하고 이를 닦고 유산균을 챙겨 먹고 한 주 쌓인 재활용 쓰레기를 정리한다. 출근 준비로 허둥대는 평일 아침과는 다르게, 주말엔 어김없이 거실의 큰 TV에 몇 시간이고 멈추지 않는 재즈 음악을 재생해둔다. 음악은, 보통 편견 없이 늘 곁에 두는 것 같다. 조용하고, 별일 없는 그런 평범한 아침들. 그리고 어느 순간, 그 평범함이 좋은 하루들이 되었다. 그리고 오늘은 그 평범함 위에 여행을 하나 꺼내봤다. 다음에 친구들을 만나면 결정해야 할 여행지. 아직은 혼자만의 계획이..

원래는밖으로 나가는 걸 잘 안 하던 사람들이었다.사는 동네 밖으로는 잘 움직이지 않던 친구,바쁘다는 이유로여행을 갈 수 있음에도 가지 않았던 친구,두려움이 커서늘 자기만의 바운더리 안에서 살던 친구.그런 친구들이 이제는 새로운 곳을 가보자고 말한다.어디든 괜찮다고,같이 가면 괜찮을 것 같다고.그래서 나도그 마음에 함께 하기로 했다.장소가 어딘지는 아직 정하지 못했고,며칠이나 갈지도 말만 오갔을 뿐이지만 —우리가 그 이야기를 꺼냈다는 사실,그것만으로도이 여행은 이미 시작된 것 같다. 그리고,그 시작점부터조금씩 기록해볼까 한다.아직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이 상태부터,마음이 먼저 움직인 이 순간까지.

요즘은 작은 신호들이 더 크게 느껴진다.몸이 보내는 피로감도,마음속 조용한 목소리도.가끔은 익숙했던 일상조차잠시 멈춰야 할 때가 있다는 걸조금씩 배우는 중이다.오랫동안 익숙했던 것들을가볍게 내려놓는 일.이런 일들을 요즘은 하나씩 하고 있다.그게 어떤 시작이 될지는 몰라도내가 나를 덜어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조금은 마음이 가벼워진다. 이름을 붙일 수 없는 변화들,크게 말하지 않아도천천히 흘러가고 있다.지금의 나를조금 더 잘 돌보는 방식으로.그리고 오늘 하루는딱 이만큼만 해도 괜찮다고,조금은 덜 채워진 채로그저 담담히 흘러가면 좋겠다.

비워낸 이틀이 있다.몸이 먼저 멈춰야 했고,마음은 그걸 따라조용히 기다렸다.무리하지 않기로 했다.흐름은 이어지기만 하면 되니까.오늘,어쩌면 비소식으로 습한지도 모를 여름 낮에다시 글을 쓴다.잠시 멈췄던 기록이다시 흘러가는 이 순간이,이 블로그가 내 일상으로천천히 스며드는 방식 같아서조금, 안심이 된다.그리고 —날마다, 하루하루나이듦에 느끼지 못했던마음의 지침은생각지도 못한 몸 이곳저곳에서마치 꽃처럼 피어오른다.그럴 때마다물을 줘야 할지,햇빛을 더 가까이 두어야 할지헤매는 날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이렇게 다시,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만큼은조용히 나를 돌보는 방법을조금은 알 것 같다.

2025년 6월 9일. 월요일. 현충일이 끼어,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3일을 쉴 수 있었던 연휴. 직장인에겐 황금 같은 시간이었다. 첫날과 둘째 날, 엄마와 오빠가 다녀갔다. 집 안은 조금씩 정리되어 갔고, 이제는 나만의 시간이 돌아왔다. 남은 하루, 혼자만의 시간을 보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자세로, 푹신한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 대형 TV 화면에 유튜브 뮤직을 띄워두고, 적당한 재즈와 (그냥 듣는걸 좋아한다.)딱 꽂히는 영상 하나를 고른 채 조용히 시간을 흘려보냈다. 그러다 문득, 여름을 맞을 준비를 시작했다. 세탁기와 건조기는 쉴 틈 없이 돌아가고, 이불을 갈고, 한 주를 시작하기 위해 다림질을 열심히 했다. 손님 맞이를 위해 잠시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