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올해 아침 중에서 가장 일찍 눈을 떴다.
평소보다 두 시간은 더 빨리 깨어났는데, 이상하게 전혀 피곤하지 않았다.
이런 날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깨어나는 것 같다.
오늘은 오래 기다렸던 날이니까.
그동안 한 명씩 보내고, 또 한 명씩 기다려야 했던 시간들이
조금씩 쌓여서 이제야 거의 다 돌아왔다.
오랫동안 빈 자리가 컸던 만큼,
다시 돌아온 자리들은 더 소중하고 반갑다.
오늘 하루는 조금 들떠도 괜찮고,
조금 울컥해도 괜찮고,
조금 오버해도 괜찮은 날이다.
일 년에 딱 한 번 있는, 그리고 몇 년 만에 다시 만나는 특별한 날이니까.
조금 전에도 뉴스를 보니,
이 작은 도시에 전세계에서 사람들이 하나둘씩 도착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렸다.
같은 마음을 품고, 같은 시간을 지나온 사람들이
서로 말은 하지 않아도 다 알고 있는 그런 하루.
아침부터 올라오는 영상들, 소식들, 사진들 속에서
그동안 참아왔던 마음이 서서히 녹아내리고 있다.
이렇게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마음이 꽉 차는 아침이다.
..오늘은 마음껏 들떠도 되는 날이다.
이 기다림, 오늘은 충분히 선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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