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기록 2

사는 거지, 이렇게 다시 만나는 날에

주말 동안 내가 원하던 순간을 그대로 만났다.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얼굴들이하나둘씩 돌아와 그 자리에 서 있었다.그동안 비워져 있던 시간들이순식간에 채워지는 것 같았다.조금씩 다시 채워지는 게 아니라,단숨에 확 밀려오는 희열 —그들이 돌아왔다는 단순한 사실 하나만으로도내 심장은 그 순간 몇 번을 뛰었던지 모르겠다.그동안 버텨왔던 시간,조용히 기다리던 아침들,막연히 위로했던 스스로의 마음들이모두 보상받는 기분이었다.내가 기다린 시간만큼이 순간이 내게 얼마나 소중한지 몸으로 실감했다.정말, 이런 날이 오긴 오는구나 싶었다.사는 게 이런 거지.벅차고, 벅차서 울컥하고,그러다 또 웃게 되는 그런 시간. 그리고 오늘 아침은 —밤새 요란한 소리로 비가 오고 있음을 알게 해줬고,하늘은 흐리고, 공기는 눅눅하지만내 안에는..

아홉시의 감정 2025.06.16

오랜만에 쌓여 있던 것들

어제는 꽤 피곤한 하루였다.입 안은 다 헐고, 결국 약국까지 다녀왔다."가장 쎈, 피로회복제 주세요."그 한마디로 하루를 마무리하고, 평소보다 두 시간은 일찍 잠들었다.새벽 5시 조금 넘어 눈을 떴다.조용한 방 안에서 몸은 아직 살짝 무겁지만머릿속은 이상하게 가볍고 선명했다.늘 이 시간엔 한동안 비어있던 것들이었는데,오늘은 새벽부터 작은 소식들이 쌓여 있었다.보고 싶던 소식들이, 한참 동안 기다렸던 것들이어쩌면 한꺼번에 돌아온 듯한 느낌이었다.이렇게 아침을 시작하는 건 정말 오랜만이다.조금씩 다시 채워지는 느낌이 좋다.그리고 그런 하루를 시작할 수 있어서 괜히 또 웃음이 난다. 오늘은 마음이 조금 더 가벼워진 아침이다.

아홉시의 감정 2025.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