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시의 감정

정신없던 주말, 내 시간이 어디로 갔을까.

햇빛결 2025. 7. 7. 09:19

주말엔 유튜브 채널에 음악 영상을 올릴 계획이었다.
음악도 이미 만들어두었고, 영상도 어느 정도 정리해놓은 상태였기에, 마무리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이번 주말엔 그걸 꼭 끝내고 싶었다.

그런데 그 전에, 누군가 내게 썸네일 작업은 어떻게 하느냐고 물어왔다.
간단하게 정리해서 블로그에 한번 써볼까 싶었다. 금방 끝날 줄 알았다.

익숙한 작업이라 어렵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글을 쓰기 시작하니 할 말이 꽤 많았다.
예시도 넣고 싶었고, 과정도 순서대로 보여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냥 무작정 따라하는 게 과연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두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글 하나 쓰는 데 이렇게 오래 걸릴 줄 몰랐다.
무엇이든 더 담는 게 나을까, 아니면 적당히 덜어내는 게 나을까.
그 사이에서 고민하며, 단순히 과정을 적는 것이 아니라 내가 평소에 해오던 방식을

'설명할 수 있게 정리하는' 일이 의외로 많은 에너지를 쓰게 한다는 걸 새삼 느꼈다.

 

결국 이번 주말엔 유튜브 영상 업로드는 하지 못했다.
계획했던 일은 미뤄졌고, 결과적으로 블로그 글 하나만 남았다.

별수없지. 인생이 언제나 계획대로 되는 건 아니니까.
그래도 내가 늘 하던 방식을 누군가에게 설명할 수 있었고, 그걸 글로 정리해봤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만들어내는 콘텐츠보다, 그걸 만들어가기까지의 과정을 정리하는 일이 더 많은 집중을 요구한다는 걸 느꼈다.

평소엔 무심코 넘겼던 단계들을 하나씩 되짚어보면서, 내가 어떤 감정으로 작업을 해왔는지도 같이 돌아보게 됐다.

시간이 오래 걸리긴 했지만, 이것도 하나의 과정이라고 믿는다.


조금씩 정리하고, 나만의 흐름을 만들어가면서 주말의 루틴도 조금씩 바꾸어야 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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