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지금 이순간 2

조용한 루틴 속에서 꺼내보는 여행 이야기

주말 아침에도 나는 거의 출근 시간처럼 눈을 뜬다. 아침잠이 줄어든 건 나이 탓일까, 아니면 오래된 사회생활로 몸이 어느새 그 시간에 익숙해진 걸까. 쉬는 날에도 늘 그렇듯, 세안을 하고 이를 닦고 유산균을 챙겨 먹고 한 주 쌓인 재활용 쓰레기를 정리한다. 출근 준비로 허둥대는 평일 아침과는 다르게, 주말엔 어김없이 거실의 큰 TV에 몇 시간이고 멈추지 않는 재즈 음악을 재생해둔다. 음악은, 보통 편견 없이 늘 곁에 두는 것 같다. 조용하고, 별일 없는 그런 평범한 아침들. 그리고 어느 순간, 그 평범함이 좋은 하루들이 되었다. 그리고 오늘은 그 평범함 위에 여행을 하나 꺼내봤다. 다음에 친구들을 만나면 결정해야 할 여행지. 아직은 혼자만의 계획이..

각자의 이유로, 그리고 함께

원래는밖으로 나가는 걸 잘 안 하던 사람들이었다.사는 동네 밖으로는 잘 움직이지 않던 친구,바쁘다는 이유로여행을 갈 수 있음에도 가지 않았던 친구,두려움이 커서늘 자기만의 바운더리 안에서 살던 친구.그런 친구들이 이제는 새로운 곳을 가보자고 말한다.어디든 괜찮다고,같이 가면 괜찮을 것 같다고.그래서 나도그 마음에 함께 하기로 했다.장소가 어딘지는 아직 정하지 못했고,며칠이나 갈지도 말만 오갔을 뿐이지만 —우리가 그 이야기를 꺼냈다는 사실,그것만으로도이 여행은 이미 시작된 것 같다. 그리고,그 시작점부터조금씩 기록해볼까 한다.아직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이 상태부터,마음이 먼저 움직인 이 순간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