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이야기
하루가 참 빠르다.
햇빛결
2025. 9. 4. 08:53
하루가 참 빠르다.
정신 차려보면 벌써 저녁이고, 한 주가 훌쩍 지나가 버린다.
시간은 이렇게 빨리 흐르지만, 그 속에서 오래 남아 있는 인연이 있다는 건 다행이다.
어제는 정말 오랜만에 친구 부부를 만났다.
초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낸 친구라 인생의 절반 이상을 함께한 셈이다.
서로 사는 곳도 바뀌고, 바쁘게 지내느라 한동안은 만나지 못했지만, 막상 얼굴을 마주해도 공백 같은 건 전혀 느껴지지 않는 그런 친구..
어쩌면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인연이지만, 그중에서도 단연 소중한 인연이다.
살다 보면 많은 관계가 생겼다가도 사라진다.
부침 속에서 자연스럽게 정리된 인연들이 있었고, 지금은 정말 소수만 남았다.
더는 인연을 억지로 늘릴 생각도 없다.
지금 이 시점이 내겐 가장 좋다.
예전에는 집에 있는 시간이 답답하게만 느껴졌다.
늘 벗어나고 싶었던 공간이었는데, 이제는 다르다.
내가 좋아하는 색의 수저나 젓가락을 하나둘 모으는 일에도 작은 즐거움이 있다.
집이 좋아지고, 내가 좋아지고, 그렇게 내 시간이 조금은 편안해졌다.
그래서 지금은 바란다.
내 시간을 방해하지 않는 고요한 일상.
그저 이렇게 흘러가는 시간이 오래도록 내 곁에 머물러 주기를.